사실 속으로는 좀 비통하였다. 어찌하다가 종로 인사동 도심 한가운데 살다가 이렇게 내쫓길수가 있을까. 며칠 내내 온통 이런 참담한 기분이었다. 개인적으로 내 집이 사라지고 전세집으로, 다시 더 싼 전세집으로 옮겨다닐때도 이런 생각은 안들었다.
하루 종일 시내 여기저기 약속 때문에 오가다가 평창동 쪽으로 이사를 가 버린 뒤에는 도대체 머물 곳이 없다. 그렇다고 자투리 시간에 새로 이사한 이쪽 사무실까지 오기는 너무 멀다. 그러다보니 지난 4월 26일 이사한 이후 며칠동안 아예 사무실을 들어오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나만 시내에 따로 하나 사무실을 얻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희망제작소가 세들어 살고 있는 건물 앞쪽에 위치한 홍제천환경캠프사무실과 화정박물관 건물 - 환경단체 사무실과 박물관 건물이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그런데 오늘 다른 지방가는 여행이 갑자기 취소되면서 점심식사 후 잠깐의 시간이 났다. 내 일정을 도와주는 신영희씨가 도시락먹고 바로 책상에 앉으려는 나를 한사코 일으켜 세우더니 희망제작소 사무실 앞 화정박물관 사잇골목을 통하여 나 있는 산길로 산책을 갔다오라고 야단이다. 성화에 못이겨 혼자 잠깐 나와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그 이후는 참으로 대단한 발견이고 놀람이었다.
온통 골목길은 꽃밭이었다. 평소에 보기 힘든 꽃들이 군락을 이루며 골목길을 채색하고 있었다. 더 대단한 것은 그 골목길을 벗어나 언덕으로 오르니 호젓한 숲길이 나타났던 것이다. 이 곳은 분명 그린벨트 지역이었다. 더 이상 개발이나 수목 벌채등이 금지된다는 팻말들이 여기 저기 보였다.
사무실에서 출발한지 겨우 10분도 되지 않아서였다. 조금만 더 전진하니까 이제 동네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소나무숲과 산책길, 그리고 나무로 된 계단, 누군가가 일궈놓은 작은 밭이 보일 뿐이었다.
이제 등성이다. 위로 올라가면 스카이웨이 팔각정이 나온다는 표시가 있고 그 능선 바로 아래로는 절이 하나 보였다. 사월초파일을 맏아 달아놓은 오색 등이 꽃과 더불어 화려하다.
은덕사라는 산사였다. 돌아오는 길에는 야생초와 도토리가 지천으로 쌓여 있음에 눈에 더 잘 띄였다. 이사를 정말 잘왔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어느날 우리 회원님들을 초청해서 이 숲 나무 아래 즐거운 담소를 나누는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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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5월 04일 09시 35분
2009년 05월 04일 22시 39분
2009년 05월 04일 12시 58분
홍제천을 끼고 조금만 올라오심 저희집이 있답니다. 언제 저희집에서 간단히 점심 드시고 가셔도 좋겠다는 생각 드네요.
아 그런데 평창동 집들이 안하세요? 조만간 시간 내서 놀러갈게요. 7월 말이면 동형이 동생이 세상에 나올 예정이예요. 운동도 할 겸 천천히 걸어가도 좋을 듯하네요. 명당 자리 잡은 희망제작소에 밝은 햇살 가득 비추길 기원합니다^^
2009년 05월 04일 22시 38분
2009년 05월 07일 17시 11분
이사 소식을 이제야 들었습니다.
제가 조금 늦습니다.
암튼 변호사님은 늘 느끼는 것이지만 긍정대마왕님이시자나요
늘 다행이야로 생각하시는 변호사님께 많은것을 배웁니다.
조만간 저도 변호사님 옆자리에서 함께 걷고 싶습니다.
2009년 05월 08일 00시 25분
2009년 05월 11일 00시 57분
얼마 전 KYC에서 강연하셨을 때
뵈었던 20대 '체인지리더' 학생입니다...
아마 기억 안 나시겠죠?
오랜만에 선생님 생각이 나서 들렀답니다.
아침에 학교에 가야 하는 학생인지라
글을 몇개 보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어야 할 것 같네요.
밤잠을 쪼개어 블로깅하시는 선생님에 비해서는 많이 게으르죠??
희망제작소가 이사한 걸 몰랐네요.
예전에 북촌 길을 거닐 때, 희망제작소가 있는 걸 보고
마음이 매우 뿌듯했었는데...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창의적이신 분이고
뛰어나신 분이니까!
잘 살고 계신 거겠죠? ㅋㅋㅋ
아직 부족한지라 주저리주저리 적기는 했습니다만
알맹이는 얼마나 있을지...
그날 같이 찍어주신 사진은 제가 친구에게 받아서
주신 명함에 적힌 메일 주소로 곧 보내드리겠습니다...
이번 한주도 잘 하실 거죠???
2009년 05월 11일 01시 25분
2009년 05월 11일 07시 32분
강의실을 가득 메운 젊은이들의 열기에 무척 용기를 얻었답니다.
여기서도 자주 만나 좋은 생각들을 나누며 서로 새힘을 얻기를 바래요. 홧팅 ~~
2009년 05월 14일 21시 17분